
K대에서 기숙사 생활시 영화정보에 목이 말랐던 저에게 단비같은 존재가
'스크린' 잡지였습니다. 스크린을 1년 구독하면서 여러 영화소식을 미흡하게나마 얻어낼 수 있었죠. 그당시 '스크린'에서 제작단계부터 지속적으로 취재한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 작품이 바로
'남극일기'입니다. 반지의 제왕에 참여했던 스태프,
공각기동대의 음악감독, 로케이션 선정부터 주욱 관심있게 보도가 되었습니다.
K대 기숙사 생활도 끝내고, 광대한 인터넷망을 통해 여러 영화정보를 듣던중, 남극일기가 크랭크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때 잠시 기억 저편에 있던 K대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고, 그 와중에 남극일기에 대한 관심도 다시금 떠올랐습니다.
2.35:1 시네마 스코프여서 메가박스1관에서 장엄한 남극대륙을 느껴볼려고 했는데 우연하게도 개봉날, 시사회가 당첨이 되서 보고 왔습니다.
저는 요즘에 한국영화가 장르, 소재의 다양화면에서 성장하고 있다는게 만족스럽습니다. 김지운 감독의 '느와르', 김대승 감독의 '사극 스릴러'(특히 PPL하나 받기 어려운 사극을 스크린에 펼쳤다는 뚝심이 대단합니다) '남극일기'는 광활한 남극대륙을 배경으로 삼아 이야기를 펼쳐나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토리면에서 볼때
'이 이야기를 꼭 남극이라는 곳에서 펼쳐야 되느냐?' 라는 질문이 제기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창작자의 마음이니깐 논외로 하죠 :) 그러나
남극이란 소재를 이용하여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극대화시켰느냐 하는 문제는 집고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남극이 우리를 미치게 만들었다'라는 광고 타이틀은 그저 허황된 문장으로만 남게되더군요. 남극이 그들을 정말 미치게 만들었는지는 대부분 관객에게 설들력있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초반에 말했듯이 광활한 남극대륙을 롱샷으로 잡아낸것 하나의 그림이 됩니다. 불과 몇년전에 헐리우드 영화에서만 볼수 있던 장면들이 한국영화에서 펼쳐지니깐 기분이 묘하더군요. '이제는 우리나라도
상상한대로 찍어낼수가 있구나'
송강호는 그만의 쿨한 연기를 잘 소화해내며,
유지태는 왠지 어설퍼보이는 그만의 특유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또한 예전에 제가 생각하기에 상반기 최고의 영화인 '순간접착제'의 주인공인
윤제문도 멋진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많이 클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역도산'도 흥행실패해서 충격이 클건데 이번작품까지 망하면
차승재대표(싸이더스)도 참으로 난감하겠네요. orz. 이 영화를 보실려고 하는 분들은 기대감을 약간 낮추시면 남극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별점:★★★